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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행과 이동/국내

마음이 시킨 만항재 원정

by 공튼이 2026. 6. 11.

지난 주말 오후 3시쯤, 문득 높은 곳에 가보고 싶어졌다. 그냥 전망 좋은 곳이 아니라, 제대로 “높은 곳까지 와봤다” 고 말할 수 있는 곳. 그래서 네비에 만항재를 찍고 출발했다. 집에서 편도로 거의 3시간 거리다.

나홀로 가서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  먼 길이다. 그날따라 유독
이상하게 마음이 그쪽을 가리키고 있어서, 주유를 하고 출발했다. 

도착한 만항재는 해발 1,330m 높이에 있고 차가 지나갈 수 있는 도로다.

 
표지석 앞에 서니 정말 여기까지 왔다는 실감이 났다.

 

 
사진으로는 초록이 가득하고 평화로워 보이지만, 고도가 높다보니 꽤 추웠다.
 
“아, 이게 해발 1,330m의 힘인가.”
반팔을 입고 출발했건만, 도착하니 너무 추워서 30분쯤 머물다 차에 탔다.


오래 볼 게 많다기보다는, 그곳에 도달했다는 사실 자체가 오늘의 목적이었다.
등산도 필요 없다. 그냥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.
낮은 곳의 답답함을 잠깐 벗어나, 다른 공기를 마신 시간.
 

 
돌아오는 길에는 제천에 들렀다. 
시장은 거의 문을 닫은 분위기였지만, 다행히 빨간오뎅을 먹을 수 있었다.


매콤한 오뎅과 튀김. 만항재에서 얼었던 몸이 조금 풀렸다.
 
그리고 의림지에도 잠깐 들러본다.
밤이라 볼거리가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, 조명이 켜진 산책로와 물가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.
 

 
다만 좀 더 밝을 때 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 


다음에 제천을 다시 온다면, 의림지는 박물관 쪽에 주차하고 해질녘에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.
아무튼 오후 3시 늦게 출발한 오늘의 코스는 이상해보일 수도 있다.
 
집 → 만항재 → 제천 빨간오뎅 → 의림지 → 집
 
계획된 여행이라기보다, 마음이 던진 질문에 몸이 답한 하루였다.
 
멀리 가는 게 꼭 거창한 여행일 필요는 없다.
어떤 날은 그저 한 문장만으로도 충분하다.
 

오늘 나는, 나를 해발 1,330m까지 데리고 갔다.

 
그리고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.
그걸로 충분히 좋은 하루였다.